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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서류합격 후기 - 면접날짜 잡고, 인터뷰 준비하기
현직장을 2013년부터 다녔으니 햇수로 10년이고, 내년이면 정말 만으로 꽉 채워서 10년을 이곳에서 근무한 셈이 된다.
보통 이런 장기근속은 대기업에서 많이 볼 수있고 스타트업이나 외국계의 경우에는 이직을 하면서 몸값을 쭉쭉 올려나간다. 대학교 친구 중 한명은 나랑 같은해 같은시기(2013년)에 취직을 했는데, 내가 1곳에 10년 다니는 동안 그 친구는 총 5곳의 회사에서 근무를 했다.
내가 올해 이직하기로 마음먹었던 건 나의 커리어 패스를 좀 더 다양하게 확장하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 물경력이 쌓여있는데, 10년이 지나서 물경력 11년차 이상이면 지금회사 말고는 아무데도 못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노비를 끊어내고 싶지만, 사업을 하기엔 너무 리스크가 크고(사업은 부업으로!), 회사를 계속 다녀야 강제성으로 루틴을 유지할 수있는 나의 나태함 때문에 나는 직장생활을 당분간은 계속 하려고 한다. 그런면에서 우리아빠는 00년동안 사업을 하면서 루틴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리스펙+아빠를 닮지않고 나태하게 살고있는 내가 싫다...ㅠㅠ
직장다니면서 루틴유지+월급으로 지분 구입+월급 담보로 레버리지 받아서 투자
이번에 이직을 생각하면서 이 작전(?)이 나에게 최적화라고 생각했다. 이번에 총 4곳에 지원을 했고 3곳에서 서류단계에서 불합격했다. 그래서 주말부터 다시 멘탈 정비하고 물경력(좋은워라밸)+부업루트를 찾으려는 생각이었는데, 한곳에서 서류합격 연락이 와서 면접 일정을 잡게되었다.
이번에 이직하면서 보니까 작년에 이직준비했던 기록은 따로 안남겼던 것 같아서, 그동안의 이직 시도과정을 글로 남겨둔다.
첫번째 이직 시도 (준비기간 없음) - 2015년 현직장 3년차 / VC 회사로 이직 시도
회사일은 좀 익숙해졌지만 루틴이 지루했고 사람들이 너무 싫었다. 우리회사는 정말정말 장기근속자가 많이 때문에 고인물도 너무 많은데 3년차이면 많이 어린 시기였고 고인물들이 부리는 텃새가 너무 싫었다.
워라밸과 연봉이 나쁘지 않아서 어찌어찌 잘 다녔다. 1년에 한번씩 하는 인사평가에 본인 스스로를 평가하는 항목들이 있어서 본인평가를 하면서 내 스스로 이력을 점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직을 하지는 않더라도 1년에 한번씩은 이력서를 업데이트 해두는 것이 좋다는 내용을 멘토님께 듣기도 했었기 때문에 기본 이력서+경력기술서 조합은 가지고 있었다.
이 당시에 VC회사에 제출했던 이력서를 지금 보니까 허접하기 짝이 없었는데, 이력서가 통과된 것도 신기하다.
면접은 잘 기억이 안났었는데 그당시 면접보고나서 쓴 블로그 글을 읽어보니 흐릿하게나마 기억이 났다.
서류통과 연락을 받고, 현회사랑 비교를 많이하고 재고 따졌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면접을 충실하게 임하고 나서 최종 입사를 결정할 때 따져보아도 되었을 것들인데 너무 철이 없었다.
이 당시의 권태로움은 2016년에 부서이동을 하면서 사라지게 되었다.
부서이동 이후에는 이직에 대한 생각은 접고 부서에 적응하면서 새로운 업무를 배우면서 지내게 되었다.
두번째 시도 (준비기간 2주) - 2021년 2월, 현직장 9년차 / 은행 1곳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어졌다. 수입원이 더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몸값을 높이려면 이직이 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시국이라 코스피도 많이 떨어졌고, 돈만 더있으면 주식을 많이 살 수 있으니까 주식사기에 적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부적인 직무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을 현 부서에서 있어서 업무적으로 적응하기도 했지만 비전공자이고 계속 공부를 해야하기 때문에 부담감과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이 부서에 온지 6년이 되어가는데, 아직 지식이 부족한 부분들있고, 공부를 한다고 해도 머리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다. 내가 이 부서랑 잘 맞는지에 대해서도 의심스러웠다. 그동안 인사평가도 괜찮게 받다가 이시기에 평범한 등급을 받아서 속상하기도 했는데, 내가 그렇게 열심히 일하지 않았으니 평가등급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다.
아무튼 이러한 이유로 이직이 하고싶었다. 그래서 잡포털을 기웃거리다가 모 은행의 포지션을 발견했고, 내 경력이랑 40~50% 정도 일치하는 JD를 보고 지원하기로 마음먹었다.
6년만에 이직 시도하는거라서 예전에 사용하던 이력서는 더 이상 사용불가였다. 새로운 부서의 경력이 생겼기 때문에 이력서와 경력기술서에 써야하는 말들이 달라졌다. 그리고 이 부서에서의 5년 경력을 가지고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쪽의 경력을 디테일하게 적어야 했다.
이곳은 신입지원 채용은 받지 않고, 오직 경력직만 입사를 하는 곳이라 경력에 대해서 잘 써야 할 것 같았다.
결과는 서류탈락이었는데 HR 시스템의 내부 문제인건지, 나는 탈락메일을 받지 못해서 한달 내내 희망고문을 받았다. 연락이 없으면 탈락이라 알고있으라는 공지라도 해주지... 검색해보면 불합격 여부는 못해도 2주정도 이내로는 알려주던데... -_-
이 은행은 나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지 못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할때 JD 일치도가 40정도면 적합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후로 이직생각은 또 잊고 1년 반동안 잘 지냈다.
세번째 시도(준비기간 3주) - 2022년 7월말8월초, 현직장 10년차 / 은행 2곳, 핀테크 1곳, 가상화폐 1곳
이번에 이직하고 싶은 동기는 두번째 시도때와 거의 비슷하다. 추가로 같이 일하는 나이 지극하신 동료분의 프리라이딩 문제도 있었고, 이렇게 10년의 경력이 생기면 나는 더이상 다른 곳으로 이직이나 직무확장이 불가능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생활 10년 경력자면 이직할때 팀장이나 과장급으로 이직을 해야하는데, 나는 아직도 주니어인 것 같다.
팀내 서열도 8명 중 4~5번째정도 되고 위로 선배들이 있어서 중간급인데 여기서 시간을 더 지체한다면 시니어로 이직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리고 임신이라도 하게된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이직을 해서 이직한 회사에 기여를 하고 임신을 해야 맞지 않을까 하는 부분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아무튼 이런 복합적인 여러가지 생각들이 겹쳐졌고, 이번에도 JD가 조금이라도 일치하는 부분이 있으면 다 지원해보기로 했다.
1. 작년에 불합격한 은행에서 나랑 JD가 70~80% 일치하는 포지션을 뽑았고, 이력서랑 경력기술서를 그 회사 JD에 맞게 수정하여 제출했는데 바로 불합격 통보 메일을 받았다.
전공자 우대라고 적혀있었는데, 경력으로 밀고나가도 되지않을까 하면서 이력서를 들이밀었던게 잘못일까? 이번에는 불합격 통보였지만 지난번처럼 기분 나쁘지 않았다.
2. 외국계은행에서 공고가 났는데, JD일치도 0인데 그냥 지원해보았다. 혹시 모르는 마음에 했는데 당연한 결과로 불합격. 이곳은 합격자에게만 연락을 한다고 공고에도 쓰여있어서 연락안오길래 마음이 편했다. 사실 합격했어도 관련 경력이 0이라서 면접때 결과가 좋았을 것 같지 않다.
3. 핀테크 회사의 채용공고를 보았는데 JD 일치도가 70% 였다.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비전공이라는 것과 그곳에서 크게 요구하는 경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많이 일치하니까 도전해보기로 하고 2주정도 준비를 했던 것 같다.
이력서가 자유양식이라서 어떻게 이력서를 만들까 엄청 고민하면서 제일 열심히 공을 들였다. 경력기술서도 마찬가지로 이 회사의 JD 맞춤형으로 보이도록 경력과 프로젝트 경험을 적고 예상 면접질문까지 생각해보면서 준비했다.
여기 지원하려고 난생 처음 '노션'이라는 툴도 사용해보고, 노션의 마이페이지라를 것도 만들어서 URL을 함께 기재했다.
지난주 CPPG 시험을 준비하는 도중에 불합격 통보 메일을 받았는데, 앞에 두곳과 다르게 여기는 좀 타격이 컸고 속상했다. 탈락이유가 뭔지 알고싶었지만 어쩔수가 없었고 시험공부나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CPPG 공부에 집중했다.
글쓰는 지금은 근데 별로 아쉽지가 않다.
4. 마지막 회사는 가상화폐 업계 회사인데, 결과가 제일 늦게 나왔다. 핀테크 회사보다 하루 먼저 지원했었는데 오늘에서야 서류합격 통지를 받았다. 서류합격통지까지 2주정도 기간이 걸린 것 같다.
이 포지션과의 직무일치도는 꽤 높은 편이었다. 신입때의 직무경험도 필요하고, 현재 부서에서의 직무경험도 도움이 되는 직군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요구하는 경력은 3~4년일 것으로 예상하는데, 내가 서류합격을 했다는게 좀 의아하긴 하다. 내 경력이 9~10년이라 면접때 부적합하다는 통보를 받을 수도 있을 듯.
지난 주 핀테크 회사 탈락메일을 받고, 이번에 몸값 높이기는 망했구나 싶어서 관심사를 새로운 파이프라인 구축하는데 쏟고 있는 중이다. 지금 회사가 워라밸이 좋으니, 좋은 워라밸을 이용해서 추가시간에 '파이프라인 구축하기'를 실천하는 것으로 마음을 굳어져가고 있었던 상황이라 머릿속에서 '이직'이라는 글자가 반절은 지워져갔었는데...ㅋㅋ
서류합격했으니 면접을 보러 오라는 문자를 받고 기쁜건, 내 경력이 물경력이 아니라는 걸 인정받은 기분이 들어서이다.
계속 서류탈락이라 물경력에, 이곳 아니면 다닐 곳도 없겠구나 싶어서 자존감이 점점 내려가고 있었다.
자존감 찾으려고 새로운 파이프라인 공부중이었는데, 이 회사가 나의 자존감을 회복해주어서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든다.
반차나 휴가를 쓰고 면접일정을 잡아야 하는데, 면접준비를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다.
지난번처럼 면접전에 섣부르게 그 회사가 어떻다더라 평가하지 말고, 우선 면접에 최선을 다해서 임하고 최종 통보가 나오면 그때 결과에 따라서 다시 생각을 해보기로 하자.
뭐든 열심히 해봐야 후회가 없다. 나는 그래서 올해 이직시즌에 4곳에 지원했고 탈락 통보를 받은 것에 대해서 후회가 없다.
열심히 할때까지 해본 것 같기 때문이다.
내가 그 포지션에 부적합하다면 그건 내 전공, 실력, 경력이 모자라는 것이고 전공은 이제와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이직준비하면서 내직무는 전공자만이 이직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후회를 많이했다. 왜 취직도 힘든 이 업계-이 직무에 비전공자로 온것일까. 문과생은 전공이 크게 무의미하다고 하지만 이직하려고 보면 'ㅇㅇ학과 우대'라고 적혀있는 공고를 많이 본다. 사실 경영/경제/회계 직무는 그 학과가 아니더라도 경력으로 커버가 되는 것 같은데, 이 직무는 그게 안되는 직무라서 속상했다.
그렇지만, 준비하는 기간동안 내가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노력하고 어필하려는 부분은 '그럼에도'라는 단어이다.
나는 비전공자임에도 이렇게 일하고 있다. 비전공자로서 이 부서에서 공부하면서 몇년동안 이 일을 하고있다는 사실이다. 약간의 정신승리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스스로를 인정해주지 않으면 다른곳에서도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
이직 서류합격 문자 한통 받고, 이번시즌 이직에 대해서만 기록해두려고 했는데 너무 잡다한 생각들을 쏟아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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