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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배우는 피아노 레슨 (쇼팽 op.10-5 흑건 도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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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배우는 피아노 레슨 (쇼팽 op.10-5 흑건 도전)

★★★★☆★☆★☆★☆ 2022. 4. 16. 21:22

20년만에 피아노 레슨 - 다시치는 피아노 쇼팽 op.10-5 흑건 도전

 

바둑이한테 피아노를 선물받은지도 좀있으면 만으로 2년이 되어가는데 그동안 결과를 제대로 낸 적이 없는 것 같다.

말로는 재즈피아노를 배우려고 한다, 작곡을 할꺼다, 가요반주 변형해서 쳐보고싶다며 말만하고 현실은 주말에 가끔 디즈니 OST 정도 뚱땅거리는 수준에 지나지 않았었다. 클래식이 전혀 고려대상도 아니었고 관심도 없었고.

그렇게 2년 동안 피아노로 클래식 작품곡은 쳐본 적 없었고 생각도 안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인근 문화센터에서 피아노 레슨을 한다는걸 알게되었다.

4월부터 모집을 한다기에 3월말에 수강신청을 했고, 4월 첫주부터 레슨을 했다.

 

워밍업 - 수업 전 준비

 

첫 레슨 이틀 전에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와서 받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받았다.

ㅇㅇ문화센터 피아노 수강신청하신것 맞냐고 물어봐서 처음에 스팸전화인가 싶었다가 대화해보고 아닌걸 알았다.

피아노를 쳐본 적은 있는지, 얼마나 배웠는지, 악보가 있는지 물어보셨다.

피아노는 어릴때 치다가 안친지 10년도 넘었고 지금은 디즈니 OST 악보나 치고싶은 악보 사서 가끔 치는 수준, 코드같은건 아예 볼 줄 모른다고 대답했다. (생각해보니 피아노 그만둔지 20년이 넘었더라... 11살에 그만뒀으니.세월아..ㅠㅠ)

그랬더니 어릴때 치던 악보나 지금 치던거나 우선 가져와서 쳐보고 정하자고 하셨다.

 

2022.4.2. 첫수업 

가져간 악보 중에서 디즈니 악보 꺼내들고, 요즘에 치는 곡들인데 사실 초견은 못해서 듣고 치는 수준이라고 했다.

쳐보라고 해서 피노키오 12마디 정도 쳤을쯤인가 이쯤 들었으면 되었다고, 뒤에 곡 뒤적뒤적하더니 인어공주 Part of the world 쳐보라고 하셔서 앞부분 조금 쳤더니 또 8마디쯤 듣고 이거 초견이냐고 물어보셨다.

다 듣고치는거라고 하니까 듣는귀가 좋은 편같다고...^^

내가 디즈니 악보에 쓰여져 있는 코드만 보고 치는걸 배워보고 싶다고 하니까 이건 반주법이고, 클래식이랑 아예 다르다고 그런건 반주법을 따로 배워야한다는 반응. 여기서 실용음악은 안가르치는구나 싶어서 살짝 아쉬웠다...ㅠㅠ

레슨쌤이 클래식만 전공해서 하시는 듯.

 

다른악보는 없냐고 하셔서 어릴때 배웠던 쇼팽 왈츠 책을 보여드렸다. 어릴때 배웠던 10번을 펴시더니 쳐보라고 하셔서 쳤다. 10살때 치고 처음 치는거였는데 자동으로 쳐지는건 무엇? 몸이 기억하는것인가..?

초반엔 괜찮다가 3번째 줄 되면서부터 왼손 검은건반 미스 많이나니까 거기까지만 쳐도 된다고 하심.

듣고 치는건지 악보보고 치는건지 물어보셔서 솔직하게 악보 잘 볼줄 모르고 어릴때 연습하던 곡이라 멜로디 기억해서 친거라고 이야기했더니 쇼팽 왈츠로 연습곡 정해보는건 어떠냐 물어보셨다.

왈츠 좋긴했는데 쇼팽 악보책 들고다니기는 부담스럽고 무거워서 가방속에 있던 음악 노트가 생각나서 또 음악노트에도 악보가 있다고 보여드린다고 했다.

20살때 수능끝나고 3개월 다녔던 학원에서 선생님이 쇼팽 흑건 악보 복사해주셨던게 기억이 나서 그 악보를 보여드렸다. 음악노트에 쇼팽 녹턴2번, 베토벤 템페스트 3악장, 흑건 악보가 붙어있었는데 그 악보들 보시더니 치고싶은게 뭐냐 물어보셨다.

녹턴은 끝까지 쳐봤으니 패스, 템페스트는 너무 빨라서 싫고, 마음은 흑건인데 흑건도 너무 빠르고 사실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손가락에 힘도 있으니 흑건 아예 못칠 수준은 아니라고 도전해보라고 용기를 주시는 것. 

취미니까 꼭 빨리 쳐야만 한는 것도 아니고 전공생 아니니까 취미 수준으로 재밌게 쳐보라고 했다.

 

나도 흑건을 배울 수 있다니!!!

 

쇼팽 흑건 악보
쇼팽 흑건 악보

악보를 쳐보라고 해서 앞부분 좀 치고 고쳐야 할 점 이런것들 지적받고, 연습실 들어가서 연습하라고 하셨다.

아주어릴때 다녔던 피아노학원에 다시 온 느낌이다. 디지털 피아노 아닌 진짜 피아노도 오랜만에 쳐봐서 좋았다.

다음에 엄마집 가면 거기서도 다시 쳐봐야지.

 

1~8마디 레슨

GOOD
악보 잘본다(?) = 듣는귀가 상당히 좋은편 / 초견 악보 잘본다는 말은 아님.
손끝에 힘이 있다.

BAD
손가락 번호 엉망. 책에 나온 손가락 번호대로 쳐야한다.
손끝에 힘이 있는데, 팔전체에 힘이 들어있다. 릴렉스 해야 잘칠 수 있다.
8번째 마디 시파레 시파레 연속으로 치는것 빨리 쳐야 하는데 너무 느리다.

숙제
뒷부분 악보 봐오기. 대신 음악 듣지말고 눈으로 보고 쳐오기.
범위는 칠 수 있는 곳까지 쳐오기.

 

 

2022. 4. 9. 결석 (코로나 격리)

뒷부분 봐오라고 했는데, 코로나 걸리고 골골대면서 집에서 피아노를 1도 안쳤다.

첫 수업때 앞부분 8마디는 칠수있는 부분 레슨 받은거라서 그런지 막 의욕도 안생기고 연습하기도 귀찮고, 숙제로 내준 뒷부분 악보 보기도 귀찮았다.

4/5~11까지는 건강관리에 힘쓰기로 함.

 

2022. 4. 16. 두번째 수업 

지난주 수업을 한 주 빼먹어서 일주일치 진도를 더 나가야하나 싶어서 악보를 더 봐갔다.

9마디~44마디 (뒷페이지 둘째줄)까지 보고 갔는데, 치팅을 좀 했다. 숙제도 벼락치기로 16일 오전에 급하게 했다.

전날부터 유튜브로 흑건 튜토리얼 검색해서 멜로디 듣고, 오전에 멜로디 따라서 오른손 연습하고 왼손 화음도 급하게 몇번 눌러보고 레슨을 갔다.

치팅효과인지 또 악보 잘본다고^^;;;;  

레슨쌤 귀가 진짜 좋은게, 내가 연습실에서 좀만 다르게 치면 문열고 들어오셔서 다시 쳐보라고 하신다.

내가 미스터치가 진짜 많은데 자꾸 지적당할까봐 눈치보인다.

말투가 약간 혼내는 말투인데 원래 말투가 그런건지 내가 못해서 그런건지는 모르다.

문화센터 피아노 레슨인데도 잘 가르치시는 것 같다. 내가 못해서 그렇게 보이는건지 .

 

오늘 진짜 뼈맞는말 많이 듣고 와서, 집에와서 연습을 많이 하게되었다.

나는 칭찬보다는 뼈맞고 쓴소리 들어야 잘하는 스타일 +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랑 함께해야 발전 가능한 성향.

 

9~44마디 레슨

1. 손가락번호 엉망.
2. 17~18마디, 21~22마디 이음줄 신경써서 치기
3. 왼손 옥타브 손가락 번호 맞춰서 이음줄 신경쓰기
4. 팔에 힘풀고 안녕안녕 한다음에 흔들흔들 치면서 연습하기
5. 연습할때 악보보고 다른생각 금지
맞나 틀렸다 생각하다가 악보 어디까지 봤는지 잊어버려서 혼남^_ㅠ

GOOD
악보 잘봐왔다.
(치팅했으니 칭찬으로 듣기엔 무리가 있음)

BAD
-손끝에 힘이 있는데, 팔전체에 힘이 들어있다. 릴렉스 해야 잘칠 수 있다.
-피아노 치는 곡 수준에 비해서 너무 느리게 친다.
내 정도 수준이면 빠른곡도 가능해야 하는데, 팔에 힘이 들어가서 빠른곡을 못치는 것.
음 하나하나에 집착해서 꾹꾹 눌러 치는 습관이 잘못 들어서 피아노치면 어깨 팔 손목 손가락 아픈 것.

숙제
뒷부분 악보 봐오기. 대신 음악 듣지말고 눈으로 보고 쳐오기.
범위는 칠 수 있는 곳까지.

 

집에와서 계속 뒷부분이랑 쳐보고 있다. 힝 어려워서 괜히 이거 친다고 했나 후회된다.

문센 선생님한테도 너무 어려운 곳을 고른 것 같다고 했다.

흑건이 쉬운 곡은 아니지만 본인한테 괴롭힘 당하는 거 참아내고 연습하면 곡 완성 가능할꺼라고 하셨는데, 과연 연습해서 완성이 될지 잘 모르겠고 지적만 잔뜩 당하다가 중도하차 할 것 같다.

왼손이 너무 어렵고, 내가 손이 작다는 생각은 안해보았는데 손가락 번호 맞춰서 치다보니 손가락이랑 손등 근육이 당기고 아프다.

며칠 왼손은 좀 쉬어주고 오른손만 연습하던지 해야겠다.

 

아직까지 흑건 완주 포기는 안했으니, 올해 연말까지 내 속도대로 흑건 완주해보는 것을 목표로 잡아보려고 한다.

부상없이 곡 완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왜 흑건을 한다고 했을까... 그냥 왈츠 배울껄. 아니면 느린음악 한다고 할껄.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내가 흑건 배운다니까 너무 기뻤는데, 과한 욕심이었고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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