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어로 말하라 후기
지난주에 후배자리에 갔다가 이 책이 꼽혀져있어서 궁금한 마음에 펼쳐보았다. 한 단락을 읽어보았는데 눈에 쏙 들어왔다. 그래서 빌려옴!!
책의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내가 이 책을 읽을 시기는 이미 지났어~ 신입이나 사회초년생이 보아야 할 책이겠네’ 라며 생각을 했던걸 후회했다. 직장인 처세술에 관해서 당연한 소리만 하는 책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읽으면서 스스로 반성했다.
프롤로그 뒤에 나오는 책 사용 설면서에 ‘이 책은 반성문이다’라고 되어있는데, 다 읽고 진짜진짜 공감했다. 나는 그동안 잘못된 언어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업무상 큰 실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적극성은 매우많이 부족한 편이다. 나도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인지는 하고 있었지만 그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조용하게 가만 있었던 때가 많았다.
이 책은 한국인이 쓴 책이라, 대한민국의 흔한 직장인들이 참고하면 유용한 부분이 많다. 미국이나 유럽쪽 성공학에 대한 실용서보다 한국 직장인 입장에서 훨씬 공감하고 이해하기 쉽게 쓰여져있다. 특히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실용적인 직장인 처세술에 대해 배우고 잘 써먹을 수 있다.
저자가 대기업에 근무해서인지 대기업 임원이라던지, 영업부 관련 업무상황을 예시가 보여준다. 드라마 '미생'의 상황이 저절로 떠올랐다. 미생에 나오는 큰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만하다.
책 내용 중에는 현실에서 사용하는 대화가 상당히 많이 나온다. 이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라고 코칭을 해주기 때문에 유용한데, 업계 특성상 그리고 직무 특성상 나와 환경이 맞지 않는 상황이 있지만 그래도 윗분들 모시는 상황에서는 정말 도움이 된다. 근데 한편으로 내가 이런 꼰대들을 많이 봐서 이 상황이 한눈에 이해가 되고, 이렇게 실수하는 사람들이 있는거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대학생때 이 책을 읽었으면 상황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을것 같기도 하다.
(저자가 약간의 아저씨+한남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것 같긴함. 직장생활을 16년동안 해서 그렇거나, 나보다 나이 많은 아재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함)
책에서 5~6년차 대리급 정도 되면 자신감이 아닌 오만을 가질 수 있고 이때 실수하기 쉽다고 했다. 그동안 나도 모르게 무의식중에 가졌던 오만한 생각을 행동을 반성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사회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었다.

11 일 잘하는 능력만 있으면 회사 생활은 만사형통일 거라 생각했던 나는 보기 좋게 뒷통수를 맞았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특히 임원 등 간부급들은 하나같이 '말'이 가장 중요하다고 대답한 것이다.
38 '열심히'다음에 반드시 '성과'라는 단어가 이어져 나와야 제대로 된 긍정이다. 그저 '열심히' 하겠다는 말은 평소엔 열심히 하지 않았다거나 구체적인 결과도 없이 무조건 하고 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40 "안 되는 이유 백 가지를 들기는 너무 쉽지. 하지만 나는 반드시 되는 이유 한 가지를 말하는 직원이 필요하다. '문제없습니다. 그건 제가 할 테니 맡겨주세요!' 이렇게 말하는 패기 있는 인재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건가? 뭔가가 안되는 이유를 대기 전에 정말 방법이 없는지를 먼저 묻고 답을 찾는 사람이 절실해.
이분만이 아니다. 많은 상사들이 '된다'고 믿는 직원을 간절하게 찾고 있다. 그러니 무턱대고 안된다고 말하지 말길 바란다.
49 침묵도 요령이 있다.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나는 불만이 가득하오' 라는 속마음을 표정에 드러내면 안 된다는 점이다. 그것은 투덜대는 말보다 더 위험하다. '저 친구는 의견도 내지 않으면서 몸까지 사리는 복지부동형이군.' 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침묵하면서 표정에는 불만이 가득하다면 두 번 찍힌 것과 다름없다.
>>> 내 옆자리 선배가 표정이 뚱하다는 이유로 몇번 불려간적이 있었다ㅠㅠ 표정이 상당히 중요하긴 한 듯하다.
61 "팀장님,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다른 분들이 일하시는데 크게 방해가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팀장이나 상사가 어떤 이유에서건 이미 화가 난 상황에서는 어떤 합리적인 반문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어쩌면 꽤 오래 용서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럴 때는 반성을 담은 세심어로 말해야 한다. 다시말해 당신이 사소하다고 생각한 것에 대해 회사도 사소하게 넘겨달라고 기대하지 말란 뜻이다.
>>오전, 야쿠르트 아주머니에게 비용을 주기위해 책상서랍에서 100원, 500원 분류중 팀장님이 이를 목격한 상황. 그냥 닥치고 사과하자. 근데 세심하게 사과!!
63 회사에서 바라는 스마트 워크란, 바로 회사에서 비효율적인 시간 낭비를 줄이는 것이 아닐까 싶다.
72 부장: 어이 신참, 복사만 하니까 심심하지?
신입사원: 아닙니다. 복사를 기다리며 내용을 읽으니 심심할 틈이 없습니다. 아직 잘 모르지만 저 나름대로 노트에 정리하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복사하는 자세만이 그 친구의 성공 요소였을까? 아니다. 그 친구는 복사한 자료를 스테이플러로 철할 때 늘 한손에 테이프를 들고 있었따. 그것을 이상하게 여긴 내가 한 번은 이유를 물었다.
"윗분들이 자료를 보시다가 삐죽 나온 침에 다치면 안 되잖아. 그래서 안전하게 테이프를 붙이는 거야."
'Make your hands dirty!'라는 외국 속담이 있다. 손은 더러워도 정신과 마인드만 깨끗하면 된다는 뜻이다. 남들이 보기에 하찮고 구질구질한 일을 하면서도 그 안에서의 의미를 찾아내는 정신 그리고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바로 세심어의 본질이다.
>>> 나의 멘토님들 직장에서 일하면서 복사 하나를 하더라도, 점심 주문을 하더라도 대체불가능하게 하라고 말씀하셨었다. 직장 신입사원이 아니라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대체불가능하여 사장이 다시 한 번 잡을 정도로 멋지게 일을 하라고 하셨다. 이 부분 읽고 멘토님 중 한분이 예전에 해주셨던 말씀이 떠올라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
78 지금까지 회사가 우리를 '업무적 성과'만으로 평가한다고 생각해왔을 것이다. 하지만 회사는 우리의 '일상적인 태도와 말'로도 평가한다.
누구나 실수는 한다. 실수를 하고 나서 그 원인을 파악하고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는 기회로 함겠다고 말하는 사람을 회사는 격려하고 지지한다.
91 부디 상사들이 말을 할 때 중간에 말을 끊지 말기 바란다.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지는 상황이 아니라면 무조건 끝까지 듣고 말하는 연습을 하라. 당신이 아주 잘 아는 것이라고 중간에 말을 가로채지도 말아라.
중간에 말을 자르는 것은 위험하다. 상사가 하려는 말의 결론이 당신이 짐작한 내용이 아닐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사실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중간에 말을 잘린 상사가 느낄 모욕감이나 불쾌감이다.
>>> 상사 뿐 아니라 모든 동료직원들의 말을 끊는것은 좋지 않다. 나 역시 성격이 급한 편이라 동급직원의 말을 자주 끊는 편인데 반성하게 되는 부분이다ㅠㅠ
94 입사 3~5년차가 된 사원들. 이 연차가 되는 '나도 이제 경력자'라는 생각이 커진다. 업무장악력이 높아지고, 스스로 문제해결력이 커지면서 누군가의 조언보다는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지식이나 정보를 더 신뢰하게 될 때가 바로 이즈음이다. 이 때를 조심하라. 직장생활 전체를 따져 가장 중요한 시기가 바로 이때다. 만약 이직을 하지 않고 한 회사에서 뼈를 묻겠다고 결심했다면 이 시기의 평판이 이후의 10년을 좌우한다. 이런 중요한 때, 자신의 능력을 끌어올리고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는 결정적인 말이 바로 '겸손어'다.
125 전화를 하는 대신 문자메시지만 보내고 '할일을 다 했다'라고 안심하면 안됨.
특히 마음이 불편하고, 직접 말하기 힘들고, 당장은 곤혹스럽고, 핑계를 대고 싶은 순간이라면 더더욱 문자메시지를 이용하면 안된다. 그럴 때일수록 음성어로 말해야 한다. 설령 당신은 쑥스럽고 미안한 마음에서 한 행동일지라도 받아들이는 상사는 '일방적인 통보'라고 생각할 게 뻔하다. 만약 피치못할 상황이었따면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반드시 적당할 때에 당신의 목소리가 담긴 음성어로 다시 말해야 한다. 회사어의 '기본 형식'은 음성어다.
130 보고를 위한 문자메시지는 일이 다 종료된 후에 보내는 게 아니다. 중요한 상황마다 중간보고를 하는 게 제대로 된 문자메시지의 활용이다.
168 순차어 : 자신의 직속상사외 그 상위 상사에게 직급 순서를 맞춰 순서대로 하는 말.
조직은 순서가 정해져 있는 규범 사회다. 괜히 대리, 차장, 부장을 정해놓은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위계질서는 군대에만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회사의 위계질서는 더욱 철저하고 냉정하며 계산적이다. 일단 급하니까 내 선에서 처리하고 나중에 보고하면 된다는 생각이 얼마나 안일하고 위험한지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다.
174 혼자서 업무를 어느 정도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연차가 쌓인 사람들이 순차어를 지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주로 직장생활 5년차 이후의 대리나 과장급 중에서 빈번히 발생한다. 순차어를 지키기 가장 어려운 상황은 바로 직속상사가 하는 일마다 딴지를 거는 바람에 자신의 성과가 번번이 좌절될 때다.(중략) 직속상사보다 잘났다고 믿는 것은 회사에서는 죄악이다.
178 당신의 직속 상사가 모르는 것을 상사나 상사의 동료에게 함부로 말하지 마라. 또 직속 상사의 윗선에서 뭔가를 요청했다고 해도 내 판단만으로 직속 상사를 건너 뛰면 절대 안된다. 만약 불가피하게 상사를 배제한 채 대답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래처럼 하라고 권하고 싶다.
"경영진단 프로그램은 잘 되어가고 있나?"
"네, 절반 정도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확인을 위해 부장에게 연락한 후 다시 보고드리겠습니다."
186 정치어 : 회사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인맥이나 권력 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말.
190 세상에 이런 착각이 없다. 내 몫을 내가 챙기지 않는데 알아서 챙겨줄 회사가 몇이나 될까. 게다가 일하는 곳이 대기업이라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만약 당신이 일도 열심히 하고 실력도 있는데 제대로 평가를 받고 있지 않다면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치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회사에서 인정받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인물이 누군지 파악하라. 그리고 그와 나 사이에 있는 사람들의 상호 긴밀도에 관심을 가져라. 그런 다음 회사에서 이루고자 하는 일을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지원해줄지 고민해보라.
191 한마디로 정치어는 빽도 없고 줄도 없지만 성실함과 실력은 가지고 있는 나를 상사에게 알리는 말이다. 상사가 나를 보고 '될성부른 놈'으로 보거나 '밀어주고 싶다'고 느끼게끔 만드는 말, 즉 나의 잠재력을 실현시켜주는 도구인 셈이다. 그리고 상사가 나에 대해 '베팅'하도록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199 여러 사람들 만나며 느낀 거지만 회사에서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 나도 한때는 그랬지. 하지만 팀장이 되고 나서 내 생각은 완전히 달라졌어. 업무도 업무지만 인맥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나 할까. 팀장의 역할은 조정과 관리야. 타 부서와 갈등이 있으면 조정하고 같이 협력해나가야 하는데 사실 평소에 잘 모르던 사람과는 그게 정말 쉽지 않더라고. 결국 곤란한 상황이 닥치면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을 찾아가고, 잘 알기 때문에 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아. 이건 그사람과 내가 모종의 타협을 했다는 뜻이 아니야. 다만, 평소 알고 지내던 관계를 활용해 실패가 예상되었던 일을 성공으로 이끌어냈다는 뜻이지.
216 이제 자신의 능력만으로 회사에서 승부를 하는 시대는 지났다. 오히려 능력이 뛰어난 누군가를 알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여부가 회사에서의 성공을 보장해주는 시대다. 당신보다 뛰어난 사람의 능력을 빌릴 수 있어야 하고, 그것도 공짜로 아웃소싱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바로 정치어가 그 역할을 대신 해준다. 자신이 필요한 인맥을 만들어내는 정치어는 자신의 성장은 물론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231 예컨대 당신이 속한 팀의 인원이 5명이다. 그런데 팀장을 포함해 4명이 담배를 피운다. 급속도로 피곤이 몰려오는 오후 시간, 흡연자들이 잠깐 담배를 피러 나가면서 당신에게 묻는다. "잠깐 바람이나 쐬고 하지?"
만약 팀장이 담배를 들고 나가면 당신은 커피를 들고 나가길 권한다. 커피도 마시지 않는다면 종이컵에 물이라도 채워서 쫓아나가라고 말하고 싶다. 담배 연기 때문에 다소 호흡이 곤혹스럽다 할지라도 그 잠깐을 참고 대화에 동참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이 간접흡연의 해로움보다 훨씬 크다.
그 자리에 일단 동참했다면 마냥 듣는 것 뿐 아니라 서로의 관계에 윤활류가 될 만한 말을 찾아 해라. '그렇게 까지 싫은 걸 참으며 꼭 그자리에 낄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할 사람들이 있을 거싱다. 하지만 그것도 회사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234
팀장 : 회식 한번 할까요?
당신 : 좋죠! (일단 무조건, 그것도 최대한 강하게 긍정하라) 팀장님, 언제할까요?
팀장 : 글쎄,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당신 : 저는 이번 주 수요일과 금요일이 좋은데요, 김과장님, 박차장님은 언제가 괜찮으세요?
이렇게만 바꿔말해도 참 좋은점이 많다. 일단 내가 편한 시간과 장소를 먼저 선택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말하는 사람이 일정을 정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년간의 직장생활에서 터득한 일종의 작은 법칙이다. 이렇게 말했을 경우, 회사는 덤으로 당신을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하게 된다.
242 심하게 부장에게 오전 회의에서 깨진 상황.
"부장님, 저녁에 소주 한 잔 하시죠" 심하게 깨지고 나온 뒤에 절대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이 심각한 분위기에 술이나 한잔 하자니, 제정신이 아니라고 더 큰 꾸지람을 들을 것 가튼가?
누군가 나를 질책했을 때 먼저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는 것. 무척 수준 높은 유희어다. 이런 말이야말로 진정으로 회사가 바라는 '용기있는 말'이다.
294 회사에서 쓰는 우리의 모든 말은 소중하게 여겨져야 한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당신의 꿈을 실현하는 목표와 맞닿아 있어야 한다. 그러니 가능하면 말을 아끼되 꼭 필요할 때는 반드시 회사어를 사용하기를 바란다.